“다니엘 데포가 쓴『로빈슨 크루소』라는 소설에 보면 로빈슨 그가 탄 배가 대서양 한가운데서 난파당했습니다. 그는 널빤지에 의지해서 표류하다가 한 무인도에 도착하게 됩니다. 구조되거나 탈출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무인도에 홀로 고립된 크루소는 처음에는 자신의 그런 신세를 한탄했습니다. 그러나 생존할 전략을 세우게 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감사의 목록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는 노트를 두 칸으로 나눈 후에 한 칸에는 자신이 처한 좋지 않은 상황을 기록하고, 다른 한 칸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일을 기록했습니다. 그가 외딴 무인도에 던져진 것은 나쁜 일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익사하지 않았다는 것, 그가 인간사회에서 추방된 것은 좋지 않은 일이지만 주변에 먹을 것이 있어 굶주림 면할 수 있다는 것, 그의 몸에 걸친 옷이 다 해어졌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지만 옷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하다는 것, 그에게 방어도구가 하나도 없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지만 그 섬에 자신을 해칠 맹수가 없는 것,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기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에 그는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로빈슨 크루소는 자신이 당한 좋지 않은 상황과 그럼에도 감사할 수 있는 상황을 열거한 후에 마지막 내린 결론은 삶이 비참한 상태에 놓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감사할 수 있는 조건은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때론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내가 원치 않는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지만, 때론 그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감사할 것은 항상 있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외롭고 고독한 그 무인도에서 그런 감사를 느끼며 살았던 로빈슨 크루소는 후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진심으로 겸허하게 감사드렸다. 하나님은 나를 깨닫게 하고 기뻐하셨는데, 이렇게 고립된 환경에서도 내가 살았던 자유 사회의 삶이나, 이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누리는 것보다 나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과거에 내가 살았던 고약하고 저주받은 진저리나는 날들보다 비참한 이 모든 환경에서, 내가 누리는 이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제 나는 느끼고 있다.”
오늘은 추수감사절입니다. 로빈슨크루소가 느끼는 행복의 열쇠는 감사입니다. 탈무드에 보니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감사로 내가 먼저 행복을 누리고, 그 행복을 열방에 나누는 복된 삶 되시길 축원합니다.
2021년 11월 21일 최병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