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성도님의 어머니가 미국에 오셨습니다. 제 아내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식당에서 만났는데 “음식점이 있는 건물이 너무 좋다. 식당의 분위기와 장식이 예쁘다. 음식도 너무 맛있다”고 연신 칭찬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아내가 기분이 좋아서 “어머니는 뭐든지 그렇게 좋으시군요.” 했더니 옆에 있던 딸이 그러더랍니다. “우리 어머니는 독일을 가면 거기가 제일 좋다. 미국에 오면 미국이 제일 좋다. 한국에 가면 또 한국이 제일 좋다고 하세요” 매사에 긍정적인 분이세요.
또 그때는 휴스턴의 날씨가 한참 덥던 여름이라 아내가 “ 너무 더워서 힘드시지요?” 하고 인사를 했더니 “아니요, 한국에 있었으면 혼자라 에어컨을 안켰을텐데 여기는 늘 에어컨이 켜져 있어서 너무 좋아요.” 하시더랍니다. 아내가 그런 어머니를 보고 어디 가든지 사랑받으시겠다 싶었답니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누구든지 이런 식으로 방문한 곳을 좋다고 해주고, 사주는 음식을 맛있다고 해주면 누구나 또 부르고 싶고, 또 모시고 나가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반대의 분들이 있습니다. 어디를 모시고 나가면 “집이 제일 좋다. 나오면 고생이라” 하고, 식당에 모시고 나가면 “집밥이 가장 맛있다. 식당 음식은 맛도 없고, 건강에도 안좋다”고 하시는 분들 말입니다. 그런 분들은 시간이 갈수록 잘 부르지 않게 되어 결국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외로운 노년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나도 모르게 ‘좋다’ ‘고맙다’ 라는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이 되기가 쉽습니다. 아무래도 그 나이에는 즐길 것 많이 즐겨 보았고, 가볼 곳도 웬만하면 다 가보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만족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가 ‘좋다!’, ‘나쁘다! 에 관해서 내가 터득한 기준이 있어서 무엇인가에 만족하고 감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점점 더 어린아이가 되어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존심이 강해지고, 고집을 부리고, 쉽게 삐친다고 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이런 소리는 절대 듣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누가 초대하던지, 어디를 갈 경우에 쉽게 기뻐하고, 감동하고, 감사하는 어린아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노년이 외롭지 않은 한 방법입니다.
(미국 휴스턴서울교회 이수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