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21장1-14절ㅣ최병희 목사]
오늘 본문에서 보여지는 예수님의 모습은 오랫만에 찾아간 고향집에서 엄마가 이것저것 꺼내서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는 것 같은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입니다.
1. 바라보시는 예수님
베드로와 다른 여섯명의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뵌 후에 고향인 갈릴리로 돌아왔습니다. 정확한 어느 날에 예수님께서 오신다고 약속한 것이 아니기에 제자들은 무료했던지 어느 날 갑자기 베드로가 고기를 잡으러 가겠다고 말하자 다른 여섯 명의 제자들도 함께 고기를 잡으러 갑니다.
제자들은 밤새 그물질을 하며 수고를 하였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이러다가 오늘은 헛탕치는 것 아니야?” 자신들이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실망하고 몸도 지쳐있는 그 때에 저쪽 해변가에서 누군가 소리를 지릅니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4절에 보시면 이미 동틀 무렵이 되어 밝았고, 예수님께서 바닷가에 들어서셨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대답을 합니다.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 그러면 잡을 것이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빈 그물을 가지고 우리 주님께 나오셨습니까? 여기저기 제자들이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지만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는 모습을 밤새 지켜보고 계셨던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모습을 다 지켜보고 계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2. 채워주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시키신 대로 그물을 배 오른편으로 던졌더니 어떤 기적이 일어납니까?
6절을 보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서, 그물을 끌어 올릴 수 없었습니다. 큰 물고기만 153마리나 잡혔습니다. 이 153이라는 숫자를 이상하게 상징적으로 해석하면 안됩니다. 153이라는 숫자는 '성경의 사실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입니다. “주님의 말씀대로 이런 기적이 일어났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 별다른 숨어있는 영적인 뜻이 없습니다.
아무튼 밤새도록 1마리도 못 잡다가 갑자기 큰 물고기가 153마리나 잡혔으니 제자들이 얼마나 신이 났겠습니까? 그런데 이 기적으로 제자들이 흥분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중에, 눈썰미가 있고 성격이 세심한 요한이 3년 전의 비슷한 사건을 기억해 내고는 "주님이시다" 외칩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성격 급한 베드로는 반사적으로 겉옷을 걸쳐 입고는 쏜살같이 호수로 뛰어내립니다(7절)
제자들에게 빈 그물이 있었기에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밤새도록 1마리도 잡지 못한 그 헛수고가 오히려 주님을 만나게 된 접촉점이 되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혹시 인생길에 빈 그물로 인하여 예수를 믿는 것에 회의를 느끼는 분 안계십니까? "내가 아무리 열심히 기도를 해도 소용이 없다" "아무리 열심히 예수를 믿어도 소용이 없다!" 끊어지지 않는 물질문제, 가정문제, 건강의 문제 때문에 예수님의 사랑을 의심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고난 당하는 제자들을 지켜보시다가 때가 되매 가장 적당한 시간에 나타나셔서 153의 큰 물고기를 가득 채워주신 것처럼 여러분의 삶에도 풍성하게 가득 채워주실 줄 믿습니다.
3. 먹을 것을 주시는 예수님
이제 본문의 마지막 장면으로 8절부터 보시면 제자들은 부활의 주님이 호숫가에 서 계신 것을 보자 급히 153마리의 고기를 싣고 해안가로 나옵니다. 물론 베드로는 바닷속으로 뛰어들었으니 900M를 헤엄쳐 왔습니다.
나와서 보니 숯불이 이글이글 타고 있었고, 그 위에는 빵과 생선이 노릇노릇 구워져서 구수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밤새 고기를 잡느라 춥고 배가 고픈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얘들아 춥지? 불 좀 쬐라!!” 그리고는 베드로에게 잡은 고기를 좀 더 가지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고기를 더 많이 숯불에 얹어서 굽고는 준비가 다 되자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얘들아, 아침 먹자!! 하나님 아버지, 맛있는 음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고는 친히 숯불에 노릇노릇 익은, 구수한 생선과 빵을 제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가져다주시며 서빙을 하십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입니까? 저는 이 장면을 ‘예수님의 목장모임’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목장 식구들을 먹이기 위해서 목자 목녀님이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하고, “이것도 먹어보라! 저것도 먹어보라!”고 집어주는 것 같습니다. 마치 엄마가 어린아이를 앉혀놓고 열심히 먹이려는 모습 같지 않습니까? 예수님의 갈릴리 식당입니다. 밤새도록 고기를 잡다가 지치고, 배고프고 한기를 느끼는 제자들에게 이것만큼 반가운 선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장면을 생각하고 있으면 부활하신 주님의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져서 무척 감동이 됩니다.
우리가 영적이다! 라고 해서 육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먹으려고 목장에 모이는 것이 아니니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먹으면 안되지만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잘 되는 목장을 보면 잘 먹고 잘 모이고, 나눔도 잘하고 기도도 잘합니다.
인생의 고난의 때를 지나고 계십니까? 잠잠히 지켜보고 계시는 예수님을 기억합시다. 때가 되면 만선의 응답으로 채워주실 것을 믿고 예수님께 나아갑시다. 예수님은 우리의 잘잘못을 따지고 책망하시는 분이 아니라 숯불을 피워 놓고, 빵과 생선을 굽고 여러분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이십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153의 풍성한 복이 넘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