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 1:1-4 | 최병희 목사]
룻기는 사사시대 유다 베들레헴에 살았던 평범한 한 가정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살았던 사사시대의 특징은 ‘무질서와 흑암’ 입니다.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21:25)" 이 구절이 사사기를 가장 잘 표현한 말입니다. 이런 무질서와 암흑의 시대 속에서도 엘리멜렉의 가정은 그래도 믿음으로 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이름의 뜻이 엘리멜렉 "나의 하나님은 왕이시다", 나오미 '기쁨'을 보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땅에 흉년이 들자 사사시대의 특징답게 하나님께 묻지 않고 이방인의 땅 모압으로 이주를 갑니다. 모압과 암몬족속은 롯의 두 딸 들이 아버지와 근친관계를 통해 낳게 된 자녀들입니다. 특별히 모압족속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의 길을 갈 때 집요하게 방해하던 민족이요, 철저하게 하나님을 거절하고 우상을 섬기던 민족이었습니다. 그런 땅으로 엘리멜렉이 지금 간 것입니다.
물론 엘리멜렉은 1절에 '거류했다’는 표현으로 보아 흉년을 피해 잠깐 머무르려고 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잠시 머물러 간 그 땅에서 어느새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엘리멜렉과 그의 아들 말론과 기룐이 죽었습니다. 흉년이라는 작은 어려움은 피했지만 가장이 죽고 두 아들들도 죽는 더 큰 어려움을 맞은 것입니다.
인생길에 고난을 당했을 때 너무 쉽게 도피를 결정해선 안됩니다. “이 고난이 왜 나에게 왔는지? 하나님의 징계의 채찍인지? 교육의 도구인지? 축복을 주시려는 시험인지?” 하나님께 묻고 움직여야 합니다.
창세기 26장에 보면 아브라함 때에 큰 흉년이 든 후에 이삭의 때에 또 흉년이 들었습니다. 이삭도 아버지처럼 기근을 피해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 이릅니다. 그러자 2 여호와께서 이삭에게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 3 이 땅에 거류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내가 네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것을 이루어 4 네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번성하게 하며 이 모든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 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삭은 계속 그 땅에 머물며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아내 리브가를 누이라고 속임으로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 부끄러움을 당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있으라고 한 땅은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축복을 약속한 땅입니다. 그런데, 현실이 어렵다고 그 땅을 떠나 이방 땅으로 갔다는 것은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불신앙적인 행동입니다. 사사시대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아간 것입니다.
구세군의 창설자 '윌리암 부스' 목사님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시력이 나빠져 의사로부터 “3년 후면 완전히 시력을 잃을 것이다” 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아들이 목사님께 그 소식을 전하자 "그러냐, 그러면 너도 볼 수 없겠구나! 지금까지 나는 하나님께 내 두 눈을 가지고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물어왔다. 하나님은 내 두 눈으로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우셔서 지금까지 내 삶은 감격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 두 눈 없이 어떻게 내가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는지? 두 눈이 없이도 내게 주신 삶의 마지막 시간들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고난의 현실에 직면해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며 사는 것, 이것이 룻기를 통해 들려주시는 우리의 삶의 자세입니다. 모든 고난의 배후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에게 우연은 없습니다. 고난 속에 내 소견대로 행동하지 마시고, 오직 하나님께만 물으며 행동하시어 고난이 영광의 별이 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