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병폐 중의 하나는 교회 직분에 대한 계급의식입니다. 원래 직분은 사역을 위해 임명하는 것인데 명예를 위해 주는 경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서리집사는 1년에 한번씩 임명을 해야 하는데 '한번 집사는 영원한 집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교회봉사를 못하거나 교인으로서 모범적인 생활을 못하면 당연히 성도나 형제자매로 불러야 하는데, 그것이 마치 부끄러운 일처럼 되다 보니 임명받지 않아도 서로가 집사로 불러주는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서리집사 → 안수집사/권사 → 장로’라는 도식과 일종의 계급의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안수집사에서 장로가 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교회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그동안 서리집사 세우기를 꺼렸고 이번에도 작은 수의 서리집사를 세우는 이유는 성경에 서리집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본래 서리집사는 한국교회 선교 초창기에 집사를 세워야 하는데 일군이 없어 안수받은 집사는 아니지만 집사의 역할을 해 달라는 의미로 임명한 것이 한국교회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지금도 개척교회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서리집사를 세워서 교회의 일을 맡겨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를 오래 다니거나 나이가 많으시기에 예우상 집사라고 부르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또 우리교회가 서리집사 세우기를 주저하는 것은 새가족 때문입니다. 새가족이 처음 목장에 왔는데 다들 "목자님, 목녀님, 집사님, 권사님" 이라고 부르는데 자신만 "00씨, 00성도님"이라고 불리면 무척 어색할 것입니다. 그러나, 디모데전서 5:1-2에 나오는대로 목자 목녀 외에 "형제, 자매, 아버지, 어머니, 어르신, 성도님" 이라고 동일하게 불리면 목장 식구로 동화되는데 휠씬 빠를 것입니다.
지난번에 명예장로, 안수집사, 권사 투표를 한 이후에 오늘은 서리집사 17명을 임명합니다. 이것은 그분들의 헌신이 남다른 면도 있지만 예봄교회를 위해 수고하고 힘써달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오늘 서리집사로 임명받거나 지난번에 중직자로 피택되신 분들은 이 사실을 알고 겸손하게, 남보다 더 한발 앞서서 교회일에 힘써주시고, 신앙생활에도 모범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임명받지 못하신 분들은 이분들에게 모든 짐을 맡겨놓고 뒷짐 지지 마시고, 기도해주시고 기회가 될 때마다 힘을 다해 협력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담임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