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스승을 학교의 선생님으로 한정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승은 인생의 모든 분야에서 될 수 있습니다. 서초동 소년 법정에서 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된 전과 14범의 소녀가 무거운 보호처분을 예상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판사는 그런 소녀를 향해 이런 판결을 내렸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 힘차게 외쳐봐!”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생겼다” 예상치 못한 재판장의 요구에 잠시 머뭇거리던 소녀는 나지막하게 "나는 이 세상에서~" 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더 큰소리로 따라 하라며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것이 없다. 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큰 목소리로 따라 하던 소녀는 "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다" 라고 외칠 때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소녀는 지난해 가을부터 14건의 절도, 폭행 등 범죄를 저질러 소년 법정에 섰던 전력이 있었고, 이번에는 동일한 범죄로 무거운 형벌이 예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판사는 소녀를 "법정에서 일어나 외치기" 로 판결을 내렸던 것입니다.
판사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며 말을 이어 갔습니다. "이 소녀는 작년 초까지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였으며, 장래 간호사를 꿈꾸던 발랄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초 남학생들에게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면서 학교를 겉돌기 시작하였고, 심지어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려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삶이 망가진 소녀에게 누가 가해자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 아이의 잘못에 책임이 있다면 여기에 앉아 있는 여러분과 우리 자신입니다. 이 소녀가 다시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잃어버린 자존심을 우리가 다시 찾아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눈시울이 붉어진 판사는 눈물이 범벅이 된 소녀를 법대 앞으로 불러세우고는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 그건 바로 너야! 이 사실만 잊지 말거라." 그리고는 두 손을 쭉 뻗어 소녀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꼭 안아주고 싶지만 법대가 가로막혀 이 정도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하구나!"
위의 글은 광주 가정법원장 김귀옥판사의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시절의 일화입니다. 그 소녀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만남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또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승이 되어야 합니다. 인생의 참 스승되신 예수님을 만나고 그 은혜와 사랑을 나눠주는 스승의 삶을 삽시다.
2021년 5월 16일 최병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