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1940년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프랑스, 벨기에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 탈출 작전을 그린 작품입니다. 영국 육군 원수 고트경은 병사들을 구출하는게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판단을 하고 독일 공군의 끊임없는 공격 속에서도 군대를 철수시키는 “다이나모 작전”을 명령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국군은 40여만명을 한꺼번에 철수시킬 만한 선박을 구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 순양함과 같은 큰 배들이 덩케르크에 접근하려고 하면 독일군 전투기가 집중공격을 하여 침몰당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영국군은 도버해엽 부근의 모든 민간선박을 징발하는 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수많은 ‘바다 사나이’들이 저마다 소유하고 있던 작은 배들을 몰아 덩케르크로 집결하기 시작합니다. 목숨을 걸고 덩케르크로 간 작은 배들은 정원 따위는 무시하고 가라앉기 직전까지 병사들을 태우고 철수합니다. 이렇게 철수된 병력만 총 33만 8천여 명이었다고 합니다. 이 철수 작전의 성공으로 연합군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덩케르크 영화를 보면서 크게 감동을 받은 것은 30여만명의 군인들의 생명을 구한 것은 대형 항공모함이 아니라 작은 낚시배, 소형 선박들이 함께 힘을 모아 덩케르크 해안으로 가서 군인들을 배에 태워 도버해엽을 건너 생명을 살렸다는 사실입니다. 큰 교회 사명도 귀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건강한 작은 교회들이 많아지고, 작은 교회들이 연합하여 죽음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덩케르크 해안에 있는 수 많은 영혼들을 구원해 내는 것입니다.
교회는 유람선이 아니라 영혼을 구원하는 구조선입니다. 배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타고 있는가를 자랑하지 말고 죽어가는 사람을 몇 명이나 구조했는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배만 크고 한 사람도 구하지 못한 항공모함이 아니라 비록 크기는 작지만 배안 가득 생명을 살린 작은 낚시배가 더 위대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사탄의 손에 사로잡혀서 구원해 주길 기다리고 있는 영혼들이 너무 많습니다. 주님은 대형 항공모함 같은 교회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작은 교회들이 힘을 합쳐 포탄이 떨어지는 덩케르크 해안으로 가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길 원하십니다.
영화 맨 마지막 장면에서 작은 낚시배 한 척이 덩케르크를 향하여 가는데 화면 가득 눈에 보이는 십자가를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의도하여 그렇게 영상을 촬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작은 낚시배 위로 높이 솟은 십자가가 보였습니다. 배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배 안에 십자가가 높이 세워져 있는가? 십자가를 자랑하고, 십자가를 증거하는 교회인가? 그것이 중요하다는 뜻이 아닐까요? 민만규 목사(호주 브리즈번 안디옥교회)